매일성경 묵상
바울을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신 하나님 [행 22:12-29]
 – 2024년 06월 19일
– 2024년 06월 19일 –
바울은 아나니아를 통해 하나님이 주신 부르심을 들려준다(12~16절). 다메섹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바울은 성전에서 예수를 만나는 신비한 체험을 한다(17~21절). 예수는 바울을 이방인들에게 보내겠다고 선언하셨다. 이방인이라는 말을 들은 유대인들은 바울을 죽이려고 했고, 청부장과 로마 군인들은 바울이 로마 시민이 사실을 듣고 두려워한다(22~29절).
    
본문은 바울의 세 개의 자기 변론 설교 중 첫 번째이다(24:10-21; 26:2-23). 바울의 첫 번째 변론은 다메섹과 성전에서 경험한 두 번의 계시 사건을 다룬다. 두 사건을 통해 간접적으로 청중 유대인들을 향한 회개를 촉구한다. 바울은 자신을 택하신 분은 “우리 조상들의 하나님”이시며, 그들이 죽인 예수는 죄인이 아니라 “의인”이었으며, 성전에서 그 예수가 계시를 주었다고 증언한다. 유대인들은 바울이 예수를 의인으로 주장하는 것까지는 참았지만, 성전에서 계시하시는 이를 예수라고 언급하자 즉각 폭발하고 만다.
    
한편 본문은 로마 시민권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는데, 로마 시민의 지위에 관한 내용이다. 바울은 자신에게서 죄가 드러나지도 않았고, 자신은 로마 시민인데, 무고하게 결박과 매질을 당했다고 백부장에게 따진다(24~29절). 이렇게 백부장에게 항의하는 이유는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의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로마 시민을 결박하는 것은 범죄이며, 매질하는 것은 가증스러운 행위이며, 살육하는 것은 살인과 마찬가지의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또, 천부장은 상당한 금액을 주고 시민권을 샀다고 말하는데, 이는 중요한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뇌물의 일종이었다. 천부장은 황제가 임명하는 지위였기에 그는 군대에서 더 나은 자리를 얻기 위해 뇌물을 주고 시민권을 샀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바울은 날 때부터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으니, 돈을 지불하고 로마 시민권을 얻은 천부장은 눌리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1. 아나니아와 바울의 새 인생(12~16절)
바울은 자신을 만난 아나니아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소개한다(12절). 사도행전 9장에서는 예수의 제자로 소개되지만(9:10), 본문은 유대 청중들을 고려하여 그가 율법에 따라 경건하게 살았고, 다메섹의 유대인들에게 칭찬받던 사람임을 강조한다. 이렇게 경건하고 존경받는 사람이 바울의 경험을 인정한 것은 청중에게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나니아는 바울에게 와서 “형제”라고 부르며 그를 동료 그리스도인으로 환대해 준다(13절). 그리고 “형제 사울아 다시 보라”라고 말하자 바울이 시력을 즉시 회복해서 아나니아를 볼 수 있게 된다. 큰 빛의 영광을 보고 시력을 잃었던 바울이 아나니아의 말로 시력을 회복하였으므로 바울은 아나니아가 앞으로 말하는 것 역시 주께서 주시는 메시지로 확신할 수 있다.
    
아나니아는 사울을 택하신 분을 “우리 조상들의 하나님”으로 부른다. 아나니아와 바울은 구약의 하나님을 섬기는 종들이며 기독교인들은 구약의 진정한 상속자들이다. 아나니아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바울을 택하신 목적을 세 개의 부정사(~을 위하여)로 알려준다. “하나님은 자신의 뜻을 깨닫게 하려고, “그 의인”을 보게 하려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음성을 듣게 하려고” 바울을 택하셨다(14절). 바울은 이제부터 부활하신 예수를 모든 사람 앞에서 증언하는 증인, 목격자의 인생을 살게 된다(15절). 사도행전 23~26장에 이르기까지 바울은 자신에게 적대적으로 반응하는 유대인들(행 23:11)과 이방인 통치자들(24~26장) 앞에서 예수를 증언한다. 아나니아는 사울에게 일어나 주의 이름을 부르고 세례를 받아 죄를 씻으라고 지시한다. *주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예수를 믿는 것을 의미하고, 세례는 죄를 씻음 받은 사건, 곧 구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또한, 교회의 교제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의미했다.
    
바울은 하나님이 택하셨고(14절), 예수가 파송하신(15, 17~21절) 사도다. 예수는 보고 들은 것을 사람들 앞에서 전하도록 바울을 구원하여 증인으로 보내신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사람, 즉 예수를 믿는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알고 있으며, 예수를 만났고 그의 음성(또는 말씀)을 들은 사람이다(14절). 예수를 만난 사람은 자신의 죄를 씻음 받은, 곧 은혜를 아는 사람이다. 이 모든 것이 보냄 받은 자가 증언하고 전달해야 할 메시지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알고, 예수를 만나고, 회심의 은혜를 간직한 사람이 참된 증인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이다.
    
    
    
2. 성전에서 환상을 경험하는 바울(17~21절)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성전에서 기도하던 중에 “황홀한 중에(엔 에크스타세이)”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된다. 이 시기는 다메섹의 경험이 있은 지 3년 후로 보인다. 예수님은 바울에게 속히 예루살렘을 나가라고 명령하신다(18절). 왜냐하면 바울이 예수에 대해 증언하여도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은 듣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핍박받으면서 이전에 성전에서 예수가 경고하신 내용을 떠올린 것이다. 바울의 핍박은 예수님께서 이미 예고하신 것이며, 바울은 이제 예루살렘을 떠나 이방인들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 속에 바울의 부르심이 선명하게 확인된다. 바울은 예수에 대해 증언하는 인생으로 부름을 받았다. 그런데 바울에 대한 예수님의 소명이 성전에서 주어지는 것은 이사야 6장에 자세히 묘사된 이사야의 환상과 연결된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사야가 전하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듣지 않았던 것처럼(사 6:9~10), 지금 유대인들은 바울을 통해 전달되는 하나님의 뜻을 듣지 않을 것이다.
    
이에 바울은 자신의 이전 행적을 말하면서 속히 떠나라는 주님의 음성에 대답한다. 유대인들은 자신이 주를 믿는 사람들을 투옥했고 회당에서 때렸고 주의 증인인 스데반을 죽일 때 찬성했을 뿐 아니라 그를 죽이는 사람들의 옷을 지킨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20절). 그렇기에 자신이 예루살렘에 있어도 안전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주님은 바울을 멀리 이방인에게 보내셨다(행 13:46; 18:6; 롬 11:13; 갈 2:2, 7). 스데반을 죽이는 일에 참여할 정도로 하나님의 율법에 열정적이었던 바울이 이방인들을 향해 멀리 가게 된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하나님의 개입” 밖에 없었다. 또, 유대 청중 중 누구도 하나님이 이방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율법에 열심이었던 자를 부르셨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바울은 유대인들에게 담대하게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하나님의 개입하심으로 일어났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바울은 다메섹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으나 다시 이방인들에게 보내진다. 부름을 받은 종은 하나님의 손에 맡겨진 인생이다. 하나님은 목적을 갖고 사람을 부르시며, 그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예수를 만남으로 알게 하신다. 이런 점에서 바울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졌던 예배와 기도는 자신을 향한 예수님의 뜻을 깨닫는 통로였다.
    
    
    
3. 유대인의 반응과 로마 시민임을 밝히는 바울(22~29절)
바울이 이방인을 위해 자신을 부르신 분이 하나님이라고 하자 유대인들은 소리를 지르며 저런 자는 세상에서 없애야 한다고 외친다(22절). 유대인들은 하나님이 이방인들을 위해 바울을 보내셨다는 말에 극도로 분노했다. 군중들은 옷을 벗어 던지고 티끌을 공중에 날린다(23절). 군중이 광분하자 천부장은 군인들에게 바울을 빨리 영내로 데려가라고 명령한다(24절). 그러면서 군중을 자극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바울을 채찍으로 때려서 심문하라고 명령한다. 채찍질로 심문하는 것은 당시 사실을 파악하려고 외국인에게 가하는 고문의 형식이었다.
    
그래서 바울은 자신이 로마 시민임을 밝힌다. 백부장은 천부장에게 바울이 로마 시민임을 알리면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되물었다. 천부장은 먼저 바울에게 로마 시민이 맞는지 직접 확인한다. 자신은 많은 돈을 들여 로마 시민권을 샀노라고 말한다(28절). 심문하려던 군인들은 바울이 로마 시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물러간다(29절). 천부장도 로마 시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결박한 것 때문에 염려한다. 당시는 로마 시민이라도 공공의 질서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이면 체포해서 결박할 수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수치를 당하도록 만드는 것은 합법이 아니었다.
    
    
    
나는?
-하나님은 바울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사명을 알려 주셨다. 아나니아를 통해 알리심으로 공동체가 함께 알도록 하시기도 했고, 성전에서 기도할 때 바울에게 개인적으로 알려주시기도 했다. 한 번은 “모든 사람”을 전도의 대상으로 말씀하시더니, 다음에는 “멀리 이방인에게”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신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개인만이 아니라 공동체를 통해, 말씀만이 아니라 신비적인 환상으로도 알리신다. 이로 보건대 하나님은 우리와 소통하시기를 원하시는 것이 분명하다.
    
-하나님은 아나니아를 통해 바울을 부활하신 예수를 보고 들은 일의 증인으로 삼으신다. 바울은 자신을 통해 이방인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분명하며, 자신의 사명은 “율법”을 거스르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바울의 “나의 복음” 간증은 단지 경험만을 말하지 않았고 경험 속에 담긴 하나님의 섬세한 준비와 인도하심까지 자상하게 전하고 있다.
    
-바울은 “성전”에서 “기도할 때”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을 받았다.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다메섹 도상에서뿐만 아니라 성전에서도 하나님은 바울에게 계시하셨다. 그리고 바울 자신은 여전히 유대인처럼 성전에서 기도하는 자였다. 그런 자신을 하나님이 만나주셨고 사명을 주셨기에,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이 이방의 빛이 되는 제사장 나라의 사명을 성취해야 한다고 바울은 주장하고 있다.
    
-바울이 자신을 심문하고 채찍질하려는 천부장에게 자신이 로마 시민권자임을 밝힌다. 동족 유대인의 핍박에는 그리스도로 인한 고난으로 여기며 참았으나, 로마 관리의 민심 무마용 졸속 재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불의나 무질서에 무조건 침묵하는 것이 사랑이나 온유함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바울을 향한 소명을 한 번은 아나니아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려주시고, 예루살렘 성전에서는 직접 환상을 통해 알려주셨다. 선교 대상을 말씀하실 때도 한 번은 “모든 사람 앞에서”라고 넓게 말씀하시고, 또 한 번은 “멀리 이방인에게로”라고 구체적으로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주의 뜻을 깨달을 수 있도록 말씀과 상황과 공동체와 상식을 통해 다양하게 역사하신다.
    
*바울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기도할 때 주님은 바울에게 예루살렘을 떠나라 하셨지만, 바울은 자신이 성도들을 박해한 일(특별히 스데반의 일)을 떠올리면서, 자신의 안위를 위해 피신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주님은 그를 통한 이방인의 구원까지 내다보고 계셨다. 핍박을 마다하지 않는 바울의 각오도 아름답지만,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더욱 값지고 중요하다.
    
*유대인들은 바울을 없애려고 격렬히 요구한다. 유대인과 율법과 성전을 방해했다가 거짓 고소에 모두 합당한 반론을 제시했지만 수용하지 않았다. 진리와 진실이 들어서지 못하는 마음에는 살기와 분노만 남을 뿐이다. 이사야에게 하신 말씀이 여전함을 보며, 오늘 나에게도 이런 유대인들의 모습인, 말씀을 들어도 듣지 못하고 보아도 보지 못하는 완악함과 패역함이 있지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말씀이 예리하게 역사하심을 외면하는 인생이 가장 서글프고 안타까운 인생이다.
    
*바울은 불법으로 매질하려던 로마군을 향해 로마 시민의 법적 권리를 주장한다. 무조건 고난 당하는 것은 믿음이 아니다. 선교 자체가 조롱당하는 위기의 때에 교회와 선교사들에게 거룩한 지혜를 주시도록 겸손하게 빌어야 하지 않을까?
    
    
    
*주님, 들려주시고, 보여주시며 사명의 길을 가도록 이끄시는 사랑을 붙잡습니다.
*주님, 말씀을 통해 사명의 길을 듣게 해주시고 깨닫게 하실 때 믿음으로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나아가겠습니다. 순종함이 가장 먼저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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